예전에 고어쿤님의 블로그에서 우연히 읽은 ‘직관’이라는 글을 본 이후로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는데,
‘해봤다고’ 반드시 아는 것은 아니지만,
‘아예 안 해본 사람’은 죽었다 깨도 모르는 게 있다.
바로 그 분야에 대한 ‘직관’이다.
예전에 읽을 때는 “나는 직접 해봤기 때문에” 웬만한 것은 다 아는데 회사의 보스나 주변에서 잘난체 하는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고 아는척 하는 것에 대해서 공격할 때 사용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막상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실제 겪어보지도 않고 겪은 것처럼 말하고 행동 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스타트 업은 아니었지만 스타트업처럼 일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스타트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충분히 있으니 꿈과 희망을 가지고 합류해서 마냥 행복할 줄 알았고 초기 시드머니가 있을때 전반적으로 행복하게 희희락락하며 시간 보내다가 말로만 듣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직접 겪어보고 극적으로 조직이 정상화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반성을 참 많이 했습니다.
지금 회사에 합류하고 시행착오를 겪던 모든 것들이 막상 겪을땐 몰랐는데 겪고 나니 “아! 이게 그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스밸리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만약 그 시점이 데스밸리였다고 인지했다면 내가 극복할 수 있을까? 조직을 정상화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두려움에 포기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고나니 그게 데스밸리였고 그 순간에 나름 최선을 다하다보니 어느 순간 뒤를 돌아봤을때 제가 그 늪에서 빠져나와 있었고 그것이 데스밸리였다는 것을 알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데스밸리를 지나고 조직이 정상화된 후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회사에 합류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쟁쟁한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나가는 말로 같이 일하면 좋겠다고 밑져야 본전인 심정으로 툭 던졌는데 근 1년만에 그 분이 다른 이유로 그 대기업을 퇴사하고 주변의 많은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이번주부터 우리 회사에 합류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다른 분에게 우리 회사 합류를 물어보면 어떻겠냐고 그 분과 가까운 지인에게 물어봤을때, IT 업계에서 떠나서 자영업을 하시기 때문에 합류가 불가능할 거라는 답변을 받아서 아예 말도 안꺼내고 있었는데 그 분도 최근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영업을 접으신다는 소식을 듣고 합류를 설득해서 5월 1일부터 합류하시기로 했습니다.
최근에 이러한 말도 안되는 상황을 직접 겪으면서 성공하신 분들이 ‘운이 따라줬다’라고 말씀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훗날 우리 회사가 성공했을때 누가 우리 회사의 성공 요인을 묻는다면 거창한 전략이나 디테일 대신에 ‘운’이 따라줬을 뿐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도저히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환경이 따라주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저는 스타트업의 일개 직원일 뿐인데도 이런데, 직접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많은 사장님들을 존경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 상황이 좋아져서 같이 일할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주변에 좋은 분들 있으면 추천 환영합니다.